금융상식

2030은 연금저축, IRP을 해서는 안된다

권진석

2024-05-10

작성,

2024-05-10

수정

저축앱을 만들던 시절, 사용자들에게 왜 돈을 모으는지, 어떤 목표가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드머니를 만들기 위해 돈을 모은다고 했고, 그 목표의 종착지는 주택 구매였습니다. 저 역시 30대 초반만 하더라도, 주택 없이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결혼하고 애가 생기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택 구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중요한 이정표인 것 같습니다.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금전적 자원이 필요한데, 이때 적절한 금융 계획이 없다면, 그 과정이 험난할 수 있습니다.

중개형 ISA, 연금저축펀드, 그리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의 계좌들은 세제혜택 때문에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저 역시도 이 계좌들을 모두 만들었고, 매년 2천만 원 이상 저축하고 있습니다. 이 계좌들을 5년 동안 운용하고, 주택도 마련한 입장에서 사회초년생이 어떤 금융 계획을 세워야하는지에 대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 IRP

IRP는 장기적인 투자로, 퇴직 시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세액 공제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죠. 2024년 기준으로 연금저축펀드로는 600만 원(납입 금액 기준)이지만, IRP는 9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주택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 돈을 절대 넣어서는 안되는 계좌입니다.

중도 인출이 어렵다

IRP는 중도 인출이 잘 허용되지 않습니다. 만약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하다면, 해지할 수 밖에 없죠. 이는 금전적인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IRP의 중도 인출이 허용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6개월 이상의 요양 / 개인 회생, 파산 선고 / 천재지변 / 사회적 재난

그래도 위의 경우엔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니 괜찮습니다. 하지만 주택을 매매하거나,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중도 인출을 하게 된다면 16.5%의 기타소득세를 내야합니다. 즉, 돈이 필요한 순간에 세액 공제를 받았던 것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담보 대출도 안된다

연금저축펀드는 증권사에 따라 담보대출이 가능합니다. 보통 ETF를 구매한 평가액을 제외한 자산의 50% 가량 가능하며, 금리 역시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IRP는 담보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 세액 공제 받았던 것들을 모두 토해내고 중도 인출을 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주택을 마련할 때에는 정말 큰 돈이 필요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고도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죠. 주택을 매매하기 위해선 취득세와 주택채권, 이사도 함께 준비해야하거든요. 묶여있는 돈이 생긴다는 뜻은 좋은 집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저는 IRP계좌는 회사의 퇴직금을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반드시 해야할 것: 중개형 ISA

세금 혜택이 압도적이다.

중개형 ISA는 투자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제공하면서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민형은 400만 원, 일반형은 200만 원의 소득까지 비과세입니다. 또한, 이 금액을 초과한다하더라도 세금은 9.9%만 떼게 됩니다. 16.5%를 떼는 다른 계좌에 비해 훨씬 적은 세금을 내게 됩니다. 이는 연금저축펀드나 IRP보다 훨씬 좋은 헤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금 계좌들은 연금으로 수령하더라도 5.5%을 뗀 후에 수령할 수 있는데, ISA는 3년만 채우면 9.9%만 떼고 한 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중도 인출도 가능하다.

만약 급전이 필요해도 걱정이 없습니다. 중도 해지하면 수익의 16.5%만 떼고 받을 수 있고, 이 세금이 아깝다면 원금만 출금하면 됩니다. 수익은 3년을 기다린 후 출금하면 세금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목돈이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2030에게 가장 추천하는 계좌가 바로 중개형ISA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연금저축까지는 괜찮다.

중개형ISA의 납입한도 금액은 1년 기준 2천만 원입니다. 매년 저축 금액이 2천만 원이 넘는다면, 다른 저축 방법도 함께 알아봐야겠죠? 저축액에 여유가 있다면, 연금저축펀드를 통해 저축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최대 16.5%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IRP와는 다르게 담보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목돈이 필요할 때 대응이 어느정도 가능합니다. 담보 대출 금리 역시 저렴한 편이고요. 연금저축펀드의 수익이 어느정도 된다면, 납입한 원금과 유사한 금액을 대출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중개형 ISA와 주택청약계좌를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두고 저축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무리하며

인생은 급변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떠나야할 수도 있고, 결혼과 출산이 갑자기 찾아오기도 합니다. 또, 결혼과 출산처럼 내 인생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는 이벤트 역시 많습니다. 지금 당장 주택에 큰 뜻 없다하더라도, 앞으로의 미래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결혼과 출산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IRP와 연금저축펀드는 모두 장기적인 투자, 노후의 안정를 위해 적합할 수 있지만, 이는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주택은 결혼 직후의 현실이죠.

아직 자리를 완전히 잡지 못한 2030에게는 노후의 안정성보다 당장의 금전적 유동성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주택 마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 노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다가올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연금저축펀드나 IRP보다는 중개형 ISA에 집중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글이 없어요.
책 구매하기 📕저자 프로필 보기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