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펀드는 직장인의 대표적인 재테크 아이템입니다. 연금저축펀드는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에 연말정산을 할 경우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 이렇게 쌓인 저축액은 노후에 풍족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미국의 401K, IRA 등의 연금제도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미국에서는 30년 정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면 Social Security 제도와 함께 월 300~400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매우 좋은 제도인 것 같은데요, 종종 연금저축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연금저축펀드가 갖는 단점과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단점 하나,
국내 ETF에 세금이 부과됩니다.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낮은 가격에서 사서 높은 가격으로 팔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시세차익)이죠. 그리고, 다른 방법은 배당금을 받는 것입니다.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으로 구성된 금융상품의 경우 양도소득에 대해서 과세가 되지 않습니다. 가령, 100만 원에 산 주식을 100억에 팔았다 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금저축펀드를 통해 투자하게 될 경우에는 다릅니다. 국내주식으로 만든 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합니다.
단점 둘,
장기간 가입을 해야하고, 중도 인출/해지가 어렵습니다.
정식적으로 연금저축펀드에 납입된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합니다. 1) 만 55세 이상, 2) 5년 이상 적립할 것. 또, 이 조건을 충족하여 출금한다하더라도 연금으로 다달이 같은 금액을 수령해야하며, 이 금액이 연 1,200만 원을 초과해서는 안됩니다.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 5년 이상 쓰지 못하도록 돈을 묶어놓아야하고, 이후에도 내가 원하는 만큼 출금할 수도 없습니다.
단점 셋,
소득이 5500만 원 이상일 때, 공제받는 세금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소득이 5500만 원 미만일 때에는 16.5%를 세액공제 받지만, 5500만 원을 넘게 되면, 13.2%만을 세액공제 받게 됩니다. 연금저축펀드에 납입된 돈을 아예 출금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액공제를 받았던 금액을 출금하게 된다면, 16.5%의 세금을 토해내야합니다. 소득이 5500만 원 이하일 경우, 16.5%의 세액공제를 받고, 16.5%를 토해내니, 절대 손해가 아니지만, 5500만 원이 넘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13.2%를 공제받고 16.5%를 토해내야 하니깐요. 오히려 3.3%의 세금을 더 내게 됩니다.
단점 넷,
너무 많이 수령하게 되면 세금을 오히려 더 많이 냅니다.
꼭 일시/중도 출금이 아니고, 연금으로 수령하더라도 너무 많이 수령하면 종합소득세로 과세하게 됩니다. 현재 이 기준은 1200만 원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기준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수령하시는 연금이 1200만 원이 넘고, 사업소득과 같은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면, 연금으로 수령할 때 세금이 15%이거나 24%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단점 다섯,
투자 상품에 대한 제약이 심합니다.
연금저축펀드로는 주식을 직접 살 수 없습니다. 대신 ETF나 펀드는 살 수 있는데, 이마저도 국내 상품만 살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QQQ, SPY와 같은 해외 ETF를 연금저축펀드로 살 수 있냐는 내용인데 안됩니다. 미국의 나스닥지수,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고 싶으시다면 국내에 상장된 ETF(가령 타이거 미국나스닥100, 미국S&P500 등)를 사셔야합니다. 이 상품들은 매우 잘 만들어진 상품이지만, 환율과 주가 모두 고려하여 파셔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가가 좋을 때 상품을 팔고, 환율이 좋을 때 환전을 하는 등의 정교한 전략을 펼칠 수 없다는 뜻이죠.
단점 여섯.
잘 활용하려면 지식이 많아야합니다.
살 수 없는 상품도 많고, 사면 손해보는 상품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가 많이 알고, 확고한 주관으로 투자할 수 있어야합니다. 떨어지는 펀드의 가격을 보면서 투자할 수 있는 대담함 역시 같이 필요하죠. 하지만 항상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꿀팁 하나,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만을 구매하세요.
미국 나스닥, S&P500, 다우존스 등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ETF 및 펀드는 일반 증권 계좌보다 양도차익이 저렴합니다. 만약 1) 반드시 연금저축펀드에 납입하여 세액공제를 받으려 하시거나, 2) 해외 ETF에 투자하시려고 하신다면, 연금저축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만약 금융상품을 판매하여 수익이 실현됐다 하더라도, 여러분이 이 돈을 일반 계좌로 옮기기 전까지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꿀팁 둘,
돈이 필요할 때는 담보대출을 활용하세요.
중도 인출/해지가 필요할 때는 급전이 필요할 때겠죠? 미리 준비된 비상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에는 연금저축펀드에 있는 돈을 출금하는 대신, 담보 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대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세금을 토해낼 필요도 없습니다. 또, 안전한 담보이기 때문에 대출도 비교적 쉽게 나옵니다. 만약 정말로 출금이 필요하다면, 세금을 납부한 금액만큼만 출금하시길 추천드려요. 세금을 납부한 금액은 이렇게 계산할 수 있어요. 연금저축펀드의 평가 금액 -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의 합 + 투자수익)
꿀팁 셋
수령은 55세 즉시, 금액은 월 100만 원만...
만 55세가 넘으셨다면, 직장과 수입이 있다고 하시더라도 다달이 받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세금을 내야할 금액에 대해서 5.5%의 세금을 빨리 내기 시작하는 것이죠. 수입이 있으시다면, 연금저축펀드에 매년 400만 원을 넣으시고, 1200만 원을 출금하신다면, 두 금액으로 발생하는 세금이 같기 때문에 내야할 세금이 0원이 됩니다. 물론 이렇게 수령하신 돈은 소비하시기보다는 최대한 재투자, 저축으로 활용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꿀팁 넷
오히려 이런 상품들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중개형 ISA
연금저축펀드가 장기적인 투자에서 좋은 계좌라면, 중개형 ISA는 중/단기적으로 좋은 계좌입니다. 세액공제가 없는 대신 소득에 대해서 내야하는 세금이 매우 적습니다. 또, 국내주식에도 투자하실 수 있죠! 3~5년 뒤에 목돈이 필요하시고, 반드시 출금하실 예정이라면 ISA를 통해 투자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IRP(개인퇴직연금)
연금저축펀드는 연 400만 원에 대해서 세액공제가 되지만, IRP는 (연금저축펀드와 합쳐) 연 700만 원에 대해서 세액공제가 됩니다. 연금저축펀드 400만 원 + IRP 300만 원, 혹은 연금저축펀드 없이 IRP 700만 원을 활용하여 세액공제를 받아보세요. 또, IRP는 돈을 입금하면 자동으로 분산하여 투자해주는 기능 역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IRP 계좌의 포트폴리오를 직접 세팅해드렸는데요, 계좌로 다달이 입금하시면 포트폴리오에 맞춰 자동으로 분산투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