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직장인이라면 월급을 받을 때 다음과 같은 금액을 제외하고 받습니다.
- 소득세, 지방세, 사대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 중 소득세와 지방세는 엄연한 세금이고, 사대보험은 원칙적으로는 세금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보험들은 의무적이라서 사실상 세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 저는 우리나라의 세금이 너무 많다는 제 친구의 말을 믿지 않았는데, 사대보험까지 고려하면 제 생각은 잘못됐던 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언급하겠지만, 사대보험이 생각보다 비싸거든요.
제 신분은 최근 정규직에서 프리랜서로 변경되었습니다. 정규직은 사대보험의 상당 부분을 회사에서 대신 내주지만, 프리랜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문득 사대보험을 대신 가입해줄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면 프리랜서로 있을 때보다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비교할 근무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리랜서(사업소득) 연소득 1억 원 VS 직장인 연봉 3천만 원 + 프리랜서(사업소득) 연소득 7천만 원
프리랜서 소득 1억 원
프리랜서는 사대보험 중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이 두 가지만 내면 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린다면, 프리랜서는 사대보험으로 매달 1,164,210원을 내야합니다.
국민연금 계산하기
프리랜서는 지역가입자에 해당합니다. (2023년 3월 기준) 국민연금의 상한액은 월소득 553만 원입니다. 이 경우, 매달 49만 7,700원을 국민연금으로 내야합니다. 사업소득이 1억 원이라면, 월소득이 833만 원이므로 상한액인 533만 원보다 크기 때문에 497,700원을 국민연금으로 내면 됩니다.
건강보험료 계산하기
건강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료로 구분되지만, 편의상 둘을 합쳐 건강보험료라고 하겠습니다.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산출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모의계산은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https://www.nhis.or.kr/)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역시 모의계산을 해봤고, 이 경우 매달 666,510원을 내야합니다.
참고로, 건강보험료의 경우 월 상한액이 782만 2,560원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직장인 연봉 3천만 원 + 프리랜서 소득 7천만 원
직장인은 프리랜서보다 더 많은 보험을 가입합니다. 바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입니다. 산재보험은 100% 회사 부담이기 때문에 따로 부담하실 돈이 없지만, 고용보험은 20,700원 가량 부담해야합니다. 고용보험은 의사에 따라 가입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3천만 원 수입의 직장이 있을 경우 부담해야할 총 사대보험료는 557,420원입니다. 프리랜서 수입만 있을 때보다 매달 6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계산하기
직장이 있을 경우, 정규직/계약직 구분 없이 사업장가입자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사업장가입자는 지역가입자에 해당하는 국민연금을 내지 않아도 되죠. 다시 말해, 프리랜서 수입 7천만 원에 대한 국민연금은 내지 않으셔도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고려해야할 사실이 있습니다. 사업장가입자는 회사와 근로자가 반반 부담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경우, 근로자는 103,500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국민연금은 총 소득이 같다고 가정할 때, 직장 소득이 적고, 프리랜서 소득이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건강보험료 계산하기
직장이 있을 경우, 직장가입자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국민연금에 비해 다소 복잡합니다. 직장 외에서 버는 소득이 2천만 원을 넘을 경우, 이에 대한 보험료를 한 번 더 내야합니다. 이는 종합소득 신고를 마치는 5월에 결정됩니다. 위의 경우엔 프리랜서 소득이 7천만 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합니다. 다행인 점은 그래도 2천만 원을 탕감해주기 때문에 5천만 원에 대한 소득에 대해서만 건강보험료를 내면 됩니다.
이 역시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에서 모의계산을 하실 수 있습니다. 모의계산을 했을 때, 저는 월급으로 99,970원과 7000만 원의 추가 소득에서 발생하는 333,250원의 보험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 내야할 건강보험료는 433,220원입니다.
사대보험을 가입해주는 회사도 부담해야한다
연봉 3천만 원짜리 직장이 생김으로써 저는 매달 60만 원의 비용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720만 원입니다! 하지만 그대신 회사가 대신 부담해야할 금액이 늘었습니다. 회사는 부담이 얼마나 생겼을까요?
이 역시 4대보험사회보험정보연계센터에서 모의계산 하실 수 있습니다. 회사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241,220원이네요. 하지만 이외에도 부담해야할 돈이 더 있습니다. 1년 이상 계약이 유지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해야한다는 것이죠. 퇴직금은 1년 근속할 경우 250만 원을 지급해야하고, 이를 월로 환산하면 약 208,333원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한 달에 부담해야할 총 금액은 449,553원 입니다. 회사의 부담을 제외하더라도 매달 15만 원은 이득인 셈입니다.
둘 다 윈윈하려면, 직장인의 연봉을 얼마나 깎아야할까?
직장인 연봉 2,500만 원 + 프리랜서 소득 7,000만 원 VS 프리랜서(사업소득) 연소득 1억 원
회사는 프리랜서로 고용하는 것보다 약 45만 원이 손해이기 때문에 이를 연봉으로는 540만 원에 해당합니다. 만약 직장인의 연봉을 3,00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낮출 경우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국민연금: 84,750원 / 건강보험료: 416,420원 / 고용보험료: 16,950원
부담해야할 사대보험료 역시 518,120원으로 줄었습니다. 이제 1년 동안의 사대보험료의 차이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연봉 2,500만 원 + 프리랜서 소득 7,000만 원: 6,217,440원
프리랜서 소득 1억 원: 13,970,520원
급여를 500만 원 깎는다 하더라도, 1년에 약 275만 원이 이득인 셈입니다. 회사 역시 근로자에게 1년 간 부담해야할 총 비용이 약 29,695,939원이기 때문에, 아주 근소하지만 3천만 원보다는 적게 지불해도 됩니다.
만약 프리랜서로 전환하신다하더라도, 사대보험을 가입하실 곳은 한 곳 남겨두시길 추천합니다. 1년 동안 생각보다 큰 금액을 아낄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