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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가격은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권진석

2021-10-30

작성,

2021-10-30

수정

2010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았던 것 같았고, 언제가 서브프라임 때처럼 부동산 가격 폭락이 벌어질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후, 꽤 오랫동안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았으나, 제가 생각하던 폭락 역시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늘 물가상승률이 예금 금리보다 높다는 것이 불만이었고, 집 값은 늘 내 통장보다 빠른 속도로 올랐습니다. 이는 예금 금리가 20%를 넘던 시절부터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합니다. "갑자기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어쩌지?" 단기적으로 자산 가격이 어제보다 내려갈 수는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거래는 시장에서 이뤄집니다. 아니, 사실 거래가 이뤄지는 곳을 시장이라고 합니다. 시장에는 늘 무언가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물건의 가격은 올라가고, 팔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격은 내려갑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했고,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경제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돈 역시 가격에 비유하자면,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돈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10년 전에 10억 원으로 살 수 있는 집이 2채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또 지금 살 수 있는 집이 1채라고 상상해볼게요. 그럼 10년 전의 10억 원의 가격은 집 2채였지만, 지금은 집 한 채가 되었습니다. 10억 원의 가격이 집 한 채만큼 낮아졌죠. 그렇다면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돈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까요? 또, 자산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는 뜻일까요?

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돈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죠. 사람들은 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5년 내로 집 한 채를 갖기로 목표했고, 이 사람이 5년 동안 모은 돈이 5천만 원이라고 한다면, 얼추 5천만 원이라는 돈을 주고 집을 사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같은 목표를 갖고 5년 동안 모은 돈이 5억 원이라고 한다면, 5억 원을 주고 집을 살 것입니다.

그렇다면 돈은 왜 갈수록 많아질까요? 이는 바로 화폐가 만들어지는 구조 때문입니다. 화폐는 국가에서 만들지만, 국가가 마음대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돈이 모든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정말 유명한 일화 중 하나입니다. 또, 베네수엘라 역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화폐를 발행합니다. 채권입니다. 즉,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은 화폐를 만들어서 돈을 정부에게 빌려주는 방법으로 시장에 돈을 유통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할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돈을 빌렸으면 이자를 내야한다는 것이죠. 즉 정부는 한국은행에게 돈을 빌렸기 때문에 이자를 쳐서 갚아야한다는 뜻이죠. 만약 한국은행이 대한민국 정부에게 100만 원을 빌려줘서 대한민국에는 100만 원의 돈만 유통된다고 생각해볼게요. 그리고 금리가 10%라고 생각을 한다면, 정부는 한국은행에게 110만 원을 갚아야할 겁니다. 그렇다면 10만 원은 어떻게 갚아야할까요? 정부가 모든 돈을 다 가져와도 100만 원일텐데요...  네, 맞습니다. 갚을 수가 없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를 정부도 알고, 한국은행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매년 한국은행은 더 많은 돈을 정부에게 빌려주고, 예전에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도 정부가 부도나지 않는 이유는 한국은행이 더 많은 돈을 빌려주기 때문이죠. 정부는 한국은행이 더 많은 돈을 빌려주는 한 절대 부도가 나지 않으며, 이렇게 돈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는 것입니다. 세상에 유통되는 돈이 갈수록 많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대 경제의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물가상승률에 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너무 간단합니다. 세상의 모든 자산을 가지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ETF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TF는 여러 금융상품을 모은 펀드를 상장시킨 것인데, 대표적인 ETF로 S&P 500, 코스피200 등이 있습니다. 이 둘은 미국과 한국의 대표적인 지수입니다. 즉, S&P 500은 미국에서 새롭게 발행하는 달러의 수만큼, 코스피200은 한국에서 발행하는 원화의 수만큼 그 가격이 꾸준히 오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물가상승률이 금리보다 높다는 것에 대해 불만이신가요? 이 상품들이 올라가는 가격에 비하면, 물가는 참 안 오른다는 생각을 하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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