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분석

정말 비추하는 펀드, 카카오페이의 #똑똑한 펀드

권진석

2021-06-21

작성,

2021-06-21

수정

저는 작년 8월부터 매월 5만 원씩 카카오페이를 통해 펀드를 가입했습니다. 유망IT에 투자하는 #똑똑한펀드는 카카오페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펀드에요. 제 주위에서도 이 펀드를 가입한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는 펀드파입니다. 주식과 주식형 펀드 있으면 저는 무조건 주식형 펀드를 고릅니다. 저는 간접 투자를 훨씬 선호하거든요. 카카오페이의 경우, 잔돈 투자가 되고, 앱의 접근성도 좋아서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펀드는 비추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IT펀드로 작년 8월부터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이 정도라면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제 투자를 인증합니다.

1. 가장 큰 문제는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펀드의 핵심은 전문가가 대신 투자해준다는 점입니다. 펀드에는 반드시 펀드를 관리해주는 펀드매니저가 설정되어 있어야합니다. 찾진 못했지만 이 펀드도 아마 전담 펀드매니저가 있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모든 구성종목이 ETF입니다.

위에 보시면 ETF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죠! ETF는 상장지수펀드라고해서 상장된 펀드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 펀드는 펀드를 대신 사주는 펀드라는 뜻입니다.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관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운용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저렇게 많은 펀드를 구매하고 있으니, 이 자체 펀드의 운용수수료가 발생하고, 또 투자하는 ETF에서도 운용수수료가 발생하니, 운용수수료를 두 번 내는 꼴입니다.

또, 이 펀드가 투자하는 주식들은 펀드매니저가 직접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2.그렇다고 투자하고 있는 ETF의 구성에도 대단한 인사이트가 보이질 않습니다.

아래에는 이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형ETF들의 수익률을 봤습니다. 2~3월 정도에 피크를 찍고 내려오는 ETF들이죠. 그래프만 보더라도 작년 연말에 말도 안되는 성장을 하던 성장주에 몰빵돼 있을 거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상위 네 종목 ETF의 구성을 보면 이렇습니다.

iShares PHLX Semiconductor ETF(SOXX) Amplify Online Retail ETF(IBUY) Vanguard Information Technology ETF(VGT) First Trust Cloud Computing ETF(SKYY)
Texas Instruments Incorporated - 8.81% Liquidity Services, Inc. - 2.52% Apple Inc. - 20.17% Oracle Corporation - 4.71%
NVIDIA Corporation - 8.67% Peloton Interactive, Inc. Class A - 2.10% Microsoft Corporation - 16.34% VMware, Inc. Class A - 4.54%
Qualcomm Inc - 8.00% thredUP, Inc. Class A - 2.08% NVIDIA Corporation - 3.35% Arista Networks, Inc. - 4.50%
Broadcom Inc. - 7.86% Casper Sleep Inc - 2.06% Visa Inc. Class A - 3.33% Alphabet Inc. Class A- 4.32%
Intel Corporation - 7.64% Wayfair, Inc. Class A - 2.05% Mastercard Incorporated Class A - 3.07% Microsoft Corporation - 4.04%
ASML Holding NV ADR - 4.50% Stitch Fix, Inc. Class A - 2.05% PayPal Holdings Inc - 2.63% Amazon.com, Inc. - 4.04%
NXP Semiconductors NV - 4.40% Qurate Retail, Inc. Class A - 2.01% Adobe Inc.- 2.20% Lumen Technologies, Inc. - 3.82%

ETF들이 보유한 종목들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은데요, 펼쳐놓고 보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 20%: Microsoft Corporation, Apple Inc.
  • 12%: NVIDIA Corporation
  • 7~ 8%: Texas Instruments Incorporated, Qualcomm Inc, Broadcom Inc., Intel Corporation
  • 4%: Oracle Corporation, VMware, Inc. Class A, Arista Networks, Inc., ASML Holding NV ADR, NXP Semiconductors NV, Alphabet Inc. Class A, Amazon.com, Inc.

유망IT에 투자하는 똑똑한 펀드라는데... 엔비디아의 비중이 높은 걸 보면, 시총이 낮더라도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 같아보이는데, 정작 7~8%대 기업들은 유망하다고 보기엔 지금을 돈을 잘 버는 반도체 회사들이죠. 20%대의 MS, 애플을 보고 있자면, 정작 구글과 아마존은 4%대이고, 페이스북, 테슬라는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제 눈에는 ETF 안의 구성종목과 비율에는 관심이 없고, 반도체, 소매, IT, 클라우드 등으로 ETF를 단순히 섹터 구분만 한 수준의 포트폴리오로 보입니다. 이렇게 구분할 것이었으면, 차라리 중국과 한국의 IT회사가 포함된 ETF라도 적절히 섞어 주시던가요...

3. 채권과 현금의 비중이 어마어마합니다.

위에 구성된 포트폴리오 중 5등부터 9등까지는 채권 또는 현금입니다. 계산해보니 38.6%가 채권이나 현금입니다. 제가 채권을 사는 걸 싫어하는 이유는 채권은 위에 언급된 IT회사들의 채권을 사는 게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부 정부기관에서 발행한 채권이거나 투자하지 않은 현금인 것입니다. 즉, 이 펀드는 60%만 IT산업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결론을 짓자면 이렇습니다.

1. 이 펀드의 IT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하는 펀드가 아닙니다.

2. 운용수수료가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의 펀드입니다.

3. 구성하는 ETF들도 섹터별로 단순 조합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반인이 금융상품 조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4. 미국IT에 몰빵한 투자입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가 흥하는 건 전혀 반영되지 않습니다.

5. 심지어 펀드를 만든 본인들도 확신이 없는지 전체 자산 중 60%만 IT회사에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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