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가격이 스타트업 생존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권진석

Jin Kwon

2025-02-28

February 28, 2025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을 읽고 얻은 인사이트

스위치원의 올해 목표는 50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지난해까지는 사용자 확보와 거래 금액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보니,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매우 큰 도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투자 유치를 통해 회사를 키우는 것보다, 매출을 통해 성장하고 영업이익을 내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성장주보다는 배당주나 채권을 더 선호하는 성향이죠. 제가 합류하면 2025년 12월까지 스위치원의 기존 제품만으로 BEP(Break-Even Point)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을 만들려면 팔아야 할 상품이 있어야 하고, 상품을 팔려면 가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서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가격이 모든 것이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저는 정말 가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격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는 중요한 전략 도구라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아래의 사례들이 흥미로웠습니다.

1) 기차표 구독 모델: 고객이 원하는 것은 할인보다 ‘보험’

책에서는 철도 기차의 구독 모델을 예로 들며, 소비자들이 50% 또는 100% 할인을 제공하는 구독권을 구매하는 이유가 단순한 할인 때문이 아니라 "보험적 성격"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 즉, 고객은 실제로 할인받는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구독권을 구매합니다.
  • 예를 들어, "언제든 할인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실제 할인 금액보다 더 큰 가치가 되는 것입니다.
💡 스위치원에 적용해본다면?
환전 서비스에서도 보험적 요소를 가진 상품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 보장 패키지"를 제공해서 특정 기간 동안 환율이 급변해도 정해진 가격으로 환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혹은 너무 비싸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했을 때를 대비한 “거래 취소권”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2) 지불 용이 가격(Price Elasticity): 가격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책정할 수 있다

책에서는 고객이 같은 제품이라도 상황에 따라 지불할 용의가 달라진다는 개념을 설명합니다.

  • 예를 들어, 더운 여름에 콜라 한 캔의 가치는 추운 겨울보다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단순히 여름에 콜라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의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대안으로 구매량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구매량에 따른 가격 차별화

사람은 같은 제품이라도 더 많이 소비할수록 효용이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목이 마른 고객은 첫 번째 콜라를 2,000원에 구매할 의향이 있지만,
  • 한 캔을 마신 후에도 같은 가격을 지불할지는 미지수입니다.
  • 두 번째 캔의 가치는 첫 번째 캔보다 낮아지고, 세 번째 캔의 가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소비 패턴을 반영하여, 기업들은 소비가 늘어날수록 단위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씁니다.

  • 처음 1캔은 2,000원에 판매하더라도,
  • 2캔을 구매하면 한 캔당 1,800원,
  • 3캔을 구매하면 한 캔당 1,500원으로 가격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더 많은 수량을 사면 더 경제적이다"라고 느끼게 되고,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며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이를 스위치원에 적용한다면?
환전 서비스에서도 거래량이 많을수록 수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매일 2천 달러까지는 무료 환전을 제공하고,
-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환전 고객은 환전 금액이 커질수록 효용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데요, 이를 통해 매출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고객이 환전할 때 "내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범위"를 인지하게 만들면서, 더 많은 환전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

3) 번들링 전략: 개별 상품보다 묶음 상품이 더 효과적이다

책에서는 "묶음 판매(Bundle Pricing)" 전략이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콜라와 사이다를 각각 2천 원에 판매하는 것보다, 묶어서 3천 원에 판매하면 매출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개별적으로 구매하면 4천 원을 내야 하지만, 묶어서 구매하면 할인받는 느낌을 주면서도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이를 스위치원에 적용한다면?- 유료화할 기능들을 묶어서 프리미엄 상품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4) 옵션 가격 전략: 개별 판매보다 패키지가 더 높은 매출을 만든다

  • 자동차 업계에서는 옵션 패키지를 묶어서 판매할 때 할인율이 높아 보이지만, 개별 판매할 때보다 총 매출과 이익률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옵션을 따로 구입할 수 있지만, 묶음으로 구매하면 더 유리하게 보이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이를 스위치원에 적용한다면?
- 프리미엄 상품에 옵션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단독으로 구매할 경우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사용자 지불 가능 가격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격을 전략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동시에 회사가 사용자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가격에 맞춰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 실제 사례: 어웨어(Awair)의 실내 공기질 측정기

제가 과거 몸담았던 어웨어(Awair)에서는 실내 공기질 측정기를 약 21만 원에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이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단순히 "가치 중심 가격"을 설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 문제는 원가였습니다. 실내 공기질 측정기를 21만 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구매자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가격과 맞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배운 것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 이를 스위치원에 적용한다면?
스위치원의 가격 전략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설정하되,
- 원가를 낮추거나, 운영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 가격은 결국 회사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가격에 맞추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가격을 무기로 활용하기

책을 읽기 전에는 가격 책정이 단순히 "비용 + 마진"으로 결정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의 행동과 심리를 조절하는 매우 정교한 전략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위치원의 가격 전략도 단순히 수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 거래량과 고객 유형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하며,
  • 새로운 부가 서비스와 번들링 전략을 활용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사가 사용자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가격에 맞춰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제 스위치원도 단순히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할 때입니다.

스위치원의 목표인 50억 원 매출을 달성하려면, 가격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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