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0월, 위드 코로나 국면이 예상될 때부터 여자친구와 프랑스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오미크론으로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여행을 취소할지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지만, 준비했던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환불이 되지 않는 비행기와 기차 때문에 200만 원 정도의 손해가 예상됐고, 제 여자친구와 저 역시 언제 다시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대사관이나 관광 관련 홈페이지에선 해외여행 꿀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유랑 등의 여행 커뮤니티, 카페 등지에서 주로 정보들을 수집했습니다. 만약, 이제 막 해외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환불과 날짜 변경이 손쉬운 항공편을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누구에게는 정말 생각 없이 가는 것처럼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에겐 정말 많은 고심과 고난으로 결정한 결과이기도 하거든요. 비행기에 탑승하실 때까지는 마음 졸임의 연속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출국 전 준비
영문 접종증명서
저희는 출국 열흘 전 부스터샷을 맞았습니다. 부스터샷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는 첫날, 곧장 신청했었습니다. 부스터샷을 맞은 후에는 증명할 수 있는 영문 접종증명서를 출력하여 준비했습니다. 접종증명서는 비행기에 수월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등공신이었습니다.
신속항원검사
프랑스 입국을 위해서는 코로나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준은 출발 48시간 전입니다. 코로나 음성확인서에는 총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PCR검사와 항원검사(안티젠 검사)입니다. PCR검사의 영문확인서는 선별진로소에서 더이상 제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20만 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저희는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영문증명서를 준비했는데요, 종로 연세이비인후과가 저렴하게 영문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문확인서를 위해 1인당 5만 원씩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저희는 토요일 오전 11시 출국이었는데, 금요일 오후 3시 즈음 받았고, 결과지는 30분 내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속항원검사는 공항에서도 받으실 수 있는데요, 하루 전 종로에서 받았던 이유는 만약 양성으로 나올 경우, 인천공항에서 다시 한번 받아보려 했기 때문입니다. 공항에서는 예약하신 후 검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참, 검사를 받으러 가실 때에는 여권을 잊지마세요! 다행히 저희는 단 한 번의 검사로 음성 결과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건패스
프랑스 입국 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안과 밖을 구분하지 않고 식당을 이용할 때 반드시 필요하며, 박물관, 미술관에 방문할 때에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다른 나라로 가는 기차를 탈 때에도 마찬가지고요! 아마, 백화점 내부 정도만 보건패스 없이 입장이 가능할 것 같아요.
보건패스는 프랑스에 도착한 후 약국에서 발급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경우, 영문 접종증명서를 활용해서 발급 받을 수 있는데, 약 36유로 정도를 지불해야하며, 약국이 문 닫았을 때 방문할 경우, 발급받을 때까지 여행이 많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발급받을 수 있었는데, 이 방법은 2021년 11월부터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스위스의 제네바 칸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프랑스 입국 전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고, 비용 역시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네바 칸톤에서 발급해준 보건패스는 EU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보건패스 신청
이 보건패스는 제네바 칸톤에서 발급해주기 때문에 제네바에 방문하는 것처럼 준비하는 게 핵심입니다. 스위스 보건패스는 프랑스에서 사용하는 동안 단 한 번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준비물은 여권, 영문 접종증명서, 그리고 제네바 방문을 증명하는 문서입니다. 비행기표라면 더 좋겠지만, 호텔 에약만으로도 충분히 신청 가능합니다. 아고다(Agoda)를 통해 취소 가능한 제네바 소재 호텔을 얘약했습니다. 아고다는 예약이 완료되자마자 이메일로 PDF 확인서를 받을 수 있고, 이 문서를 보건패스를 신청할 때 첨부하시면 됩니다. (제네바 호텔에는 많이 미안해요. ㅠㅠ) 보건패스를 받기까지 며칠씩 걸린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으나, 저는 1영업일 정도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보건패스는 다음의 주소에서 신청 가능합니다.
- 보건패스 신청: https://smc02.hug.ch/surveys/?s=WA39AEN9T3CYMK9W
- 관련 정보 확인: https://www.ge.ch/certificats-covid-19
출발, 비행기 탑승
최초 비행기 탑승
저희는 핀에어(Finnair)로 항공편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탑승수속을 할 때, 부스터샷을 증명하는 접종증명서를 제시했습니다. 음성확인서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음성확인서는 저희에게 제일 중요한 서류라고 생각했기에 정말 필요할 때만 보여주려 아꼈기 때문이죠. 저희는 아무런 문제 없이 탑승수속을 마칠 수 있었으나. 저희 옆에 계셨던 분은 탑승수속을 오랫동안 마치지 못하셨습니다. PCR 음성확인서가 있었음에도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증명서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출국 당일, 인천국제공항은 정말 고요했습니다. 마치 영화 <28일 후>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마치 세기말에 여행을 다녀오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헬싱키에서 환승
헬싱키 공항에서 내려서 환승할 비행기의 게이트를 찾던 중, 입국 심사를 진행해 당황스러웠습니다. 입국 심사는 코로나 이전에 늘 하듯이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얼마나 묵는지, 누구랑 가는지 등의 정보만 대답하면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백신은 맞았는지, 음성확인서는 있는지 등에 대한 물음은 일체 없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기 전, 게이트를 지키는 승무원이 비행기표 검사와 더불어 Covid 문서를 보여달라해서 접종증명서를 보여줬고 무사히 탈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항원검사표는 다음을 위해 아끼고 보여주질 않았습니다.
도착, 파리로 입국
파리 공항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린 후, 캐리어를 곧장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절차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입국심사에 대한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캐리어를 찾자마자 공항에서 곧장 나올 수 있었습니다. 가령, 미국에서는 최초 입국하는 공항에서 입국심사 절차를 모두 마치는데, 유럽도 이와 비슷하게 최초 입국하는 유럽 국가에서 모든 심사를 마치는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는 나라마다 다른 것 같다고 합니다. 확실한 것은 핀란드를 경유해서 프랑스로 입국할 경우, 입국심사는 핀란드에서만 진행합니다.
입국 절차 정리
5만 원을 들여 신속항원검사 영문 결과지를 준비했으나,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고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2차 접종을 마쳤다는 것만 증명한다면 입국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보건패스 역시 접종을 마쳤다는 정보로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입국에 원칙적으로 필요한 문서는 코로나 음성확인서입니다. 만약 프랑스에 직항하는 노선이라면, 음성확인서 검사가 더욱 철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 가기 전 알아야할 내용
한국으로 귀국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PCR검사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72시간 내로 받은 PCR검사에서 양성이 나온다면 한국으로 입국하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고, 귀국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음성이 확인될 때까지 PCR검사를 받아야하며, 한국에 귀국해서도 자가격리를 해야합니다. 만약 한국에 입국한 후에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격리 기간은 더 길어지니, 해외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귀국에 대한 플랜도 세워놓고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가령, 제 경우에는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가능한 회사에서 재직 중이며, 언제든 근무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도 준비하여 여행 길에 올랐습니다.